오늘 소개할 곳은 동부소방서 근처 청도 콩나물라면이다. 라면이 먹고 싶을 때, 하지만 왠지 라면을 먹으면 건강에 안 좋을 거 같다는 죄책감이 들 때 죄책감 없이 먹기에 딱이다. 그러면서 전날 술을 과하게 먹어서 해장을 해야만 하는데 왠지 북엇국이나 일반 콩나물국밥은 식상할 듯한 예감이 들 때 먹기에 적절하다.

이 집의 밑반찬은 딱히 특별할 것이 없다. 고추와 양파가 기본적으로 나오고 커다란 뚝배기에 덜어먹을 수 있도록 배추김치와 단무지 무침이 제공된다. 아쉽게도 깍두기는 없는데 어차피 난 김치고 깍두기고 단무지 무침이고 그다지 안 먹기 때문에 혼자 갈 때는 덜지조차 않는다.

콩나물 라면을 시키면 뚝배기에 지글지글 끓으면서 나온다. 충분히 익혀서 나오는 게 아니라 나오는 즉시 먹을만큼 앞접시에 덜어서 먹으면 퍼진 맛이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열에 하나 인스타나 페북에 올리려고 사진을 이리 찍고 저리 찍다보면 퍼지는 참사를 맞이하게 된다.

기본 구성은 당연히 듬뿍 든 콩나물과 오뎅(어묵이 아니라 오뎅), 날계란과 라면이다. 계란은 라면 안에 든 상태로 제공되므로 많이 익혀서 먹고 싶은 사람은 받은 즉시 휙휙 저으면 되고, 반숙 식감을 느끼고 싶으면 바로 건져내면 된다. 국물은 안성탕면 류의 국물로 추정되는데, 일반 라면의 약간의 느끼함은 없으면서 라면 자체의 감칠맛은 살아있는 것으로 미뤄 비법의 양념장을 넣으면서 대신 라면스프는 좀 덜 넣은 듯하다. 또한 콩나물 삶은 육수를 썼는지 멸치류의 육수를 썼는지 라면스프를 덜 넣은 듯하면서도 맛은 깊으면서 풍부하다.

라면을 다 먹으면 반드시 밥을 말아먹어야한다파가 있는데, 이 집 콩나물라면을 다 먹은 뒤에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반공기 가량의 밥을 반드시 말아 먹어봐야 한다. 콩나물국밥을 먹는 느낌과 라면에 밥말아먹는 느낌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물론 라면을 먹을 때 콩나물이나 오뎅을 조금 남겨서 밥과 함께 비비듯 말아먹으면 쾌감을 더해질 것이다.

콩나물라면이 주력이면서 대표 메뉴이지만 혹시 다른 맛을 즐기고 싶은 사람을 위한 메뉴도 있다. 당연히 콩나물국밥도 있고 굴국밥도 있다. 여름에는 열무비빔밥을 파는데 된장과 함께 제공된다.

감초국수라는 것도 여름에 먹을 수 있는데 일반 잔치국수와 큰 차이는 없는 듯하다.

특이한 것은 콩나물비빔밥인데, 밥을 할 때 콩나물을 넣은 콩나물밥도 아니고 밥에 데친 콩나물을 얹은 음식도 아니다. 참기름에 밥과 콩나물을 볶아서 양념간장을 비벼 먹는 형태인데, 독특한 식감이 있다.

20대 중반 남성 “처음 먹어봤는데, 어묵 별로 안 좋아해서.. 대체적으로 맛은 있었어요. 오늘같이 추운 날, 많이 춥고 따뜻한 거 먹고 싶을 때 좋은 거 같아요. 해장으로도 좋을 거 같고.. 일단 그냥 라면 스프맛은 아닌거 같고, 안에 다대기같은거 들어가 있던데요? 일반 라면이랑 그런 차이? 일반 라면보다 여기가 나은 거 같아요”
50대 초반 남성 “일단 평소의 좀 익숙한 그런 맛인데, 멸치육수의 깊은 맛과 김치와 우리가 늘 끓여먹던 라면이 잘 어우러져서 시원한 맛? 해장하기 좋은 거 같아요. 술을 많이 먹은 날 아주 좋을 수도 있고, 그런데 면을 너무 많이 먹으면 좀 안 좋을 수도 있고.. 일단 해장 음식으로는 괜찮은거 같아요”
40대 중반 남성 “정말 시원했습니다. 콩나물 국밥을 먹을 때 얼큰한데 라면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게 진짜 있는 줄은 저는 정말 몰랐거든요. 저는 그 두 가지가 다 만족된거 같습니다. 저는 술은 많이 안 먹지만 일반적으로 술 먹는 사람들 해장할 때 진짜 좋을 거 같고 오늘처럼 바람불고 추운 날 시원하고 얼큰하게 좋고”
가는 길은 동대구역 네거리에서 신천 방향으로, 동부소방서를 왼쪽에 두고 백미터 정도 걸으면 신호등 나오는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서 백오십 미터 정도 걸으면 오른쪽에 있다. 바로 옆에는 그 유명한 태양칼국수도 있다. 태양칼국수 자리 없을 때 여기서 먹어도 되고, 여기 자리 없을 때 태양칼국수에서 칼국수 먹어도 된다.

가격은 콩나물라면 6천원이다. 콩나물국밥과 콩나물비빔밥, 열무비빔밥도 6천원이고 감초국수는 5천원이다.

처음 콩나물라면을 먹었을 때가 2010년 4월이었다. 당시에는 위치도 삼거리 모퉁이였고 좀 더 좁고 더러웠는데 널찍한 곳으로 확장 이전한 듯하다. 또한 당시 가게이름도 청도 콩나물라면이 아니라 청도 콩나물국밥이었다. 또한 가격도 콩나물라면이 5천원이었고, 콩나물국밥은 4천5백원이었다.

이것 저것 떠나서 맛있는 라면이 먹고 싶을 때 찾으면 후회하지 않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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