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맛집] ‘일본 강점기 인력거꾼이 찾았을 것 같은’ 마산설렁탕

지금은 라면이나 김밥같은 음식에 비해 만원 안팎의 설렁탕은 고급 음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지만, 사실 설렁탕은 전통적으로 그렇게 고급 음식만은 아니었다고 한다. 만만하게 먹을 만한 음식도 아니었지만 일본 강점기때의 소설 ‘운수좋은 날’에 보면 인력거를 끄는 김첨지의 부인이 몸이 아프다며 집에 올 때 한 그릇 사 오라고 부탁하는 음식이 설렁탕이었다. 인력거꾼같은 말하자면 하층민들도 마음을 먹으면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설렁탕이었던 것이다. 설렁탕은 시래기처럼 우리 조상의 지혜랄까 애환이 담긴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고기를 주로 먹는 서양과 달리 고기와 뼈, 부산물까지 모두 푹 끓여서 국물을 먹는 음식인만큼, 고기만 먹을 때에 비해 열 배 이상 많은 사람이 충분한 영양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던 것이다. 오늘 소개할 집은 왠지 일본 강점기때부터 영업을 하고 있을 것같은 맛이 나는, 김첨지 부인이 한 그릇 사 오라고 했을 거 같은, 경상감영공원 옆에 있는 마산설렁탕이다.

밑반찬은 김치와 깍두기, 겉절이와 풋고추, 마늘 등이다. 조그마한 항아리에 담긴 김치와 깍두기는 덜어서 먹으면 되는데 최근 주인 할머니에서 아들로 주방이 넘어가는 과도기라서 그런지 깍두기 맛이 예년만 못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겉절이는 일반 고깃집 겉절이에 비해 맛이 더 진하달까 풍부하달까 무겁달까 그런 종류의 고추 기반 겉절이다. 배추김치나 깍두기를 싫어하는 사람에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양념장은 소금과 후추가 있고 다진 마늘이 듬뿍 든 고추 계열의 양념장이 있다. 먼저 국물맛을 본 뒤에 적절히 양념을 넣도록 하자.

드디어 설렁탕 이야기를 해 보자. 이 집의 설렁탕은 기본적으로 쿰쿰한, 노리끼리한 냄새와 맛이 나는 설렁탕이다. 깔끔하고 깨끗한 느낌의 설렁탕이 아니다. 이 냄새를 없애기 위해 후추나 고추 양념을 많이 넣기도 하는데, 오히려 이런 맛을 즐기기 위해 그런 양념을 별로 넣지 않고 깍두기 국물 정도만 넣고 먹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단 깍두기처럼 세대교체 와중에 누린내가 좀 심해졌다, 혹은 국물맛이 좀 연해졌다, 이런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고기는 충분히 들어 있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소면을 주니 처음부터 설렁탕에 넣어 먹거나 절반 정도는 그냥 먹고 설렁탕이 절반 남았을 때 넣어서 먹거나 본인의 입맛대로 하자.

40대 중반 남성오늘은 국물이 좀 연한 거 같은데요.. 세번째.. 다른 때보다 비교해서 좀 연해진..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 두 번은 더울 때 먹었는데 그 때가 땀 흘리면서 먹는 게 조금 더 맛있었던거 같아요. 연령은 4-50대 이상? 남자분이 우월하겠죠. 여자는 생각보다 냄새가 조금 난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20대 초반 남성저번에 왔을 때와 조금 맛이 다른거 같아요. 좀 비려진 거 같아요. 기름이 좀 더 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좀 바뀐 거 같아요. 그래도 맛은 있어요. 이거는 딱히 날씨와는 상관없는데 오늘처럼 많이 안 추운 날에 간단하게 한 끼 먹을 수 있는 정도인거 같아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남자에게 더 맞지 않나.. 연령대는 젊은 여성층에게는 좀 안 맞는 거 같아요. 좋아하시는 분도 있긴 하겠지만 그렇게 선호할만한 거는 아닌 거 같아요

50대 초반 남성맛있었습니다. 10년 정도 됐죠. 맛이 오늘은 지난번보다 진한 맛이 약간 부족한 거 같습니다. 그날 그날 다르겠지만 할머니가 주방을 계속 맡고 계셨지만 아드님이 맡고 난 이후에 그날그날 약간 차이가 있는거 같습니다. 겉절이는 괜찮은데 깍두기는 너무 신경을 안 쓴 듯한 깍두기. 씹으니까 스폰지처럼 버석버석하더라고. 아삭거리지 않고. 설렁탕이야 뭐 추운 날은 언제든지 반기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나이 많이신 분들이 선호하는 음식이죠. 여자보다는 남자가 선호하는 음식이고.”

찾아가는 길은 경상감영공원 주차장 바로 옆이다. 중부경찰서를 기준으로 하면 동아아울렛 방향으로, 그러니까 경상감영공원을 왼쪽에 두고 직진하다가 경상감영공원을 끼고 죄회전을 하면 나온다. 그 바로 다음에는 유명한 다락방만둣집이 있고, 거기서 계속 직진하다가 우회전하면 생고기집인 부엉이식당이 나온다.

가격은 설렁탕 8천원이고 특 설렁탕은 만원이다. 일반과 특의 차이는 고기가 더 들어가고 덜 들어가고 차이인데, 일반도 고기가 충분히 들어 있다. 수육은 소 만8천원, 대 2만5천원이다.

이 집에 처음 왔을 때가 2013년7월이었는데, 당시 설렁탕이 6천원, 수육 대자가 만8천원이었다. 5-6년 만에 설렁탕은 2천원, 수육은 7천원 정도 오른 셈이다.

가게 외관은 간판 정도만 바뀌었다.

깔끔한 맛보다는 꼬리하고 옛날 사람들이 먹던 설렁탕을 한번 먹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집이다.

<팟빵에서 듣기> http://www.podbbang.com/ch/1769862?e=22839428

<팟티에서 듣기> https://www.podty.me/episode/11177542

<아이튠즈에서 듣기>

https://itunes.apple.com/kr/podcast/%EC%95%84%EC%9E%AC%EB%93%A4%EC%9D%98-%EB%8C%80%EA%B5%AC%EB%A7%9B%EC%A7%91/id1451387159?mt=2&i=1000429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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