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람들은 과격하고 거칠고 무뚝뚝하다는 인식이 많다. 물론 그런 그런 면이 없다고는, 혹은 적다고는 말하기 쉽지 않지만 음식에서도 그렇다는 선입견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추어탕 하나만 해도 경상도에서는 미꾸라지를 통채로 넣어서 끓이지 않을까 하는 식이다. 하지만 오히려 대구나 청도 등지의 추어탕은 미꾸라지가 들어가긴 했나 싶을 정도로 미꾸라지를 곱게 갈아서 담백하고 맑은 계열로 만든다. 오늘 소개할 곳은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추어탕집으로 알려진 상주식당이다.

이 집은 1957년부터, 그러니까 60년 넘게 영업하고 있다고 한다. 노지배추를 구하기 어려운 12월 말부터 2월까지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 한복판에 있지만 경상도 어느 시골 마을에 있는 식당에 간 듯한 느낌이 든다. 입구에는 추어탕에 사용되는 배추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고

마당에는 여러 개의 밥솥과 국솥이 놓여져 있다.

밑반찬은 단촐한 편이다.

개인당 백김치와 양념김치가 한 접시씩 나오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추어탕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오히려 추어탕의 맛을 배가시켜주는 적절한 간으로 버무러져 있다.

추어탕은 된장 계열의 양념에 곱게 갈아서 걸러낸 미꾸라지가 듬뿍 들어 있다.

제피가루나 다진 고추를 넣어서 먹어도 되는데, 그냥 먹어도 간이 잘 맞다.

오히려 담백하면서 깊은 국물맛을 느끼려면 그냥 먹는 게 나을 수도 있다.

20대 중반 남성 “오늘 날씨가 추워 가지고 괜찮았던 같은 거 같습니다. 제가 추어탕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추어탕치고는 괜찮았던 거 같아요. 미꾸라지? 그게 좀 괜찮았어요. 비린내나 뼈가 씹히는 거는 없었고 깔끔했습니다. 밑반찬은 너무 대충 나와서 다른 게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춥고 약간 감기 걸렸을 때 먹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약간 어르신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별로일 거 같습니다”
40대 중반 남성 “보약 한 그릇 먹은 거 같습니다. 국물이 굉장히 진하고요, 또 담백하기도 하고.. 그러고 배추잎이 푹 고아져서 잘 넘어가더라구요. 제 입맛에 딱인 거 같아요. 밑반찬도 괜찮은 거 같은데 저는 백김치도 괜찮았고 양념이 되어 있는 김치도 맛있었습니다. 겉절이 같은 느낌이어서.. 이 집은 따로 뭐 보완라고 생각할 게 없어요. 보완하고 싶은 거는 좀 일 년 내도록 좀 영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집은 3월 달부터 10월 달까지인가? 그 때만 장사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맛 볼 수가 없어요. 겨울에 장사를 안 하니.. 오늘처럼 바람 부는 날, 뜨뜻한 국물 생각날 때 괜찮은 집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추어탕 굉장히 좋아하시니까 그럼요 이거는 호불호가 없을 것 같아요. 이거는 좋아할 수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됩니다”
40대 후반 남성 “음식 괜찮았어요. 특히 오늘같이 좀 추운 날씨에 따뜻하게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그런 음식인 거 같아요. 이 집을 22년 정도 왔어요. 맛은 옛날과 거의 같다고 봐요. 이 집의 비법은 항상 동일한 재료, 속이지 않는 음식을 만드는 자세? 그런 거 같아요. 밑반찬은 젊은분들은 좀 부실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다른 반찬들이 들어가면 그 추어탕 본연의 맛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딱 저게 적당한 거 같아요. 보완할 점은 부족하면 밥을 한 공기 더 시켜 드시는 게 좋습니다. 국 양은 전혀 안 부족했어요. 많았어요. 충분했어요. 이렇게 바람 불고 좀 추운 날, 꽃샘추위가 좀 있는 그런 날, 아니면 비가 오거나 약간 그런 날.. 한여름도 괜찮긴한데 이열치열도 괜찮고. 괜찮을 거 같아요. 여자들이 더 좋아할 거 같아요. 미시족..”

찾아가는 길은 대구백화점 북문 앞 조그마한 골목길로 조금만 들어가다보면 나온다.

가격은 추어탕 9천원에 밥 천원으로 싼 가격은 아니다. 공기밥은 추가 무료이고 국은 더 먹으려면 돈을 내야 한다.

맑으면서도 깊은 경상도식 추어탕을 맛보고 싶을 때, 거부감 없이 몸보신한다는 느낌을 갖고 싶을 때, 뭔가 몸에 좋은 맛의 음식을 먹어야 할 때가 됐다고 느낄 때 방문하면 괜찮을 집이다.
<팟빵에서 듣기> http://www.podbbang.com/ch/1769862?e=22887851
<팟티에서 듣기> https://m.podty.me/episode/11521089
<아이튠즈에서 듣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