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면 가끔씩 다음날 난감할 때가 있다.
떡실신했던 것까지는 좋지만 빨리 사람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날이 밝아 아침이 되고 해가 중천에 떠서 점심이 되어도 여전히 떡상태로 남아있는 경우..
콤콤한 홍시냄새랄까 박카스냄새까지 풍기거나 중요한 업무가 다가오는데 머리속이 여전히 떡으로 가득차 있으면 그야말로 큰일이다.

이럴 때 소방수 역할을 해 주는 곳이 공교롭게도 동부소방서 근처에 있는 이곳이다.
원래 콩나물 국밥집 간판을 달았었지만 콩나물 라면이 워낙 인기를 끌면서 간판을 아예 ‘청도 콩나물 라면’으로 바꿨다.

가격대는 라면, 국밥, 비빔밥 모두 5천원으로 싸다고도 비싸다고도 하기 애매한 적정 가격인 듯하다.

콩나물 라면을 처음 먹을 때의 느낌은 ‘어? 왜 이리 깔끔하지?’라는 것이다.
라면스프 특유의 ‘화학적’인 느끼한 맛이 거의 나지 않으면서 라면스프 특유의 감칠맛은 살린, 콩나물 특유의 시원함이 느껴지지만 과하진 않은, 감칠맛 나는 깔끔함이 특징이다.

경상도 특유의 매콤하고 칼칼함도 있지만 역시 과하지 않고 적당하다.

라면과 콩나물 이외에도 김치와 계란, 오뎅을 넣었지만 겉돌지 않고 전체 맛이 잘 조화되어 있다.

라면을 다 먹고 난 뒤 말아먹을 수 있도록 앙증맞은 양의 공깃밥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이 집의 또 하나의 인기메뉴인 콩나물 비빔밥은 사실 콩나물 볶음밥에 가깝다.

밥과 데친 콩나물을 기름으로 볶아낸 뒤 양념간장에 비벼 먹는 형식이다.
양념간장의 고소함과 콩나물의 풍부한 식감이 잘 어우러져 있다.

아쉬운 점은 양념간장 건데기가 좀 단순하다는 점인데, 건데기를 좀 보강하거나 매콤한 양념장도 같이 내었으면 어떨까 싶다.
점심시간에 줄을 서야 할 확률은 60% 정도이다.
주소 : 대구시 동구 신천3동 283-9
전화번호 : 053-742-9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