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맛집]’어디가 원조일까?’ 가야성

딱히 먹을만한 음식이 마땅찮아서 그런지 대구에는 의외의 음식이 사랑받고 있는 듯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짬뽕인데, 전국 몇대 짬뽕이니 대구 몇대 짬뽕이니 하면서 짬뽕에 탐닉하는 사람이 많다.

대구 짬뽕 리스트 상위에 꼽히는 곳 중의 하나가 가야성인데 다른 곳들과는 달리 가야성은 족보가 좀 복잡하다.

정확한 팩트는 잘 모르겠지만(ㅎㅎ) 소문 위주로 가야성 족보를 정리해 볼까 한다.

대구의 중원에 진흥반점이 있고 북쪽 변방 지역에 대동반점이 웅크리고 있다면 서쪽에는 가야성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가야기독병원 정문 앞. 주차도 어렵고 골목도 좁은 곳이지만 점심시간이면 수명~십수명의 맛객들이 줄을 서는 곳이다.

넓찍한 그릇에 담긴 가야성 짬뽕 (사진은 대가야성의 짬뽕)
넓찍한 그릇에 담긴 가야성 짬뽕 (사진은 대가야성의 짬뽕)

맛은 진흥반점의 걸쭉하고 기름진 맛과 대동반점의 깔끔하고 칼칼한 맛 중간 어디쯤에서 줄다리기를 한다.

달서구 최고의 짬뽕으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그 권세는 영원하지 않았다.

가야기독병원 앞 원래 가야성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원조’ 주인이 칠곡으로 떠나 버린 것이다.

'멸치다시다' 맛이 난다는 평을 받는 원조 가야성 짬뽕. 콩나물이 들어간 것이 눈길을 끈다
‘멸치다시다’ 맛이 난다는 평을 받는 원조 가야성 짬뽕. 콩나물이 들어간 것이 눈길을 끈다

그래서 세워진 것이 대구과학대학 앞 골목의 ‘원조 가야성’.

기존 가야성에 비해 ‘멸치맛’이 강해지면서 원조 가야성 짬뽕과는 좀 다른 맛이 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넓고 파삭한 원조 가야성의 탕수육
넓고 파삭한 원조 가야성의 탕수육
가게 이름은 다르지만 짬뽕맛은 가야성 짬뽕과 거의 유사하다
가게 이름은 다르지만 짬뽕맛은 가야성 짬뽕과 거의 유사한 해동성 짬뽕

‘원조 멤버’였던 주방장은 아들이 주인 자리를 물려받자 뛰쳐나가 원래 가야성 자리에서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해동성’이라는 중국집을 내어 버린다.

짬뽕에 비해 시키는 사람은 적지만 짜장면 역시 가야성의 이미지이다
짬뽕에 비해 시키는 사람은 적지만 해동성 짜장면 역시 가야성의 이미지이다

약간 고급스런 중화요리집의 메뉴로 꾸몄지만 기본이 되는 짬뽕과 짜장면의 맛은 가야성의 맛과 거의 유사하다.

가게를 큰 곳으로 옮기면서 '대'가야성으로 탈바꿈
가게를 큰 곳으로 옮기면서 ‘대’가야성으로 탈바꿈

달서구의 최강 자리가 지루해졌는지 원래의 가야성 주인(그러니까 물려받은 아들)은 가게를 팔고 짬뽕의 절대강자가 없던 수성구로 무혈입성한다.

가야성이라는 이름 앞에 ‘대’를 붙인 뒤 수성대학교 맞은편에 주차공간까지 마련하면서 넓찍하게 자리잡은 것이다.

간이 다소 세어졌다는 평을 받는 대가야성 짬뽕
간이 다소 세어졌다는 평을 받는 대가야성 짬뽕

이런 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감칠맛은 여전하지만 간은 다소 세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제 가야성은 달서구 가야성과 해동성, 칠곡(북구)의 원조 가야성, 수성구의 대가야성 이렇게 네 곳으로 늘었다.

과연 어디가 원조일까.

댓글 남기기

search previous next tag category expand menu location phone mail time cart zoom edit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