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맛집] ‘감칠맛으로 팔딱거리는 묵직한 고등어조림’ 팔공산밥상

요즘은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한때 서민의 밥상을 책임지던 단백질 공급처는 고등어와 갈치였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잔칫날에나 볼 수 있고 닭고기는 처갓집에나 방문해야 맛볼 수 있었다. 신선한 생물 대신 소금을 잔뜩 뿌려 유통되던 고등어와 갈치는 연탄불에 구워져 밥상에 오르거나 가족 숫자에 비해 생선이 부족하면 무나 김치, 우거지나 시래기와 함께 자박하게 지져서 가족들의 입맛을 책임졌다. 오늘 소개할 식당은 옛날 먹던 고등어조림의 맛을 떠올리게 하는 팔공산밥상이다.

밑반찬은 멸치조림과 멸치젓갈, 물김치와 쌈채소가 나온다. 하나하나 짭쪼름한 것이 얘들 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먹을 수 있을 정도이다.

메인 요리인 고등어조림. 이 집에서는 고등어찜이라고 표현을 한다.

큼지막한 고등어에 무와 김치가 들어 있고 깻잎과 고추잎으로 보이는 조그마한 채소들도 같이 들어 있다.

특이한 점은 조그마한 잔멸치도 들어 있다는 점인데, 얘들이 국물의 감칠맛을 더해주는 듯하다.

고등어조림 혹은 고등어찜과 함께 고등어구이도 판매한다. 밀가루를 묻혀 튀기듯 구워낸 구이이다.

20대 후반 남성이 집은 옮기기 전에 가 봤었고 옮기고 나서 두번째로 가 본 건데, 처음 갔을 때는 구이만 먹었고 오늘은 찜과 구이 두 가지 다 먹었는데 찜이 정말 맛있고 고등어 비린내도 안 나고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예전에 갔을 때는 그냥 되게 담백하다? 냄새가 별로 안 난다? 이 정도였는데 이번에 와서는 그 때보다 더 고소한 맛이 느껴진 거 같고, 냄새도 확실히 덜 나는 거 같습니다. 밑반찬이 여기가 되게 멸치를 많이 쓰더라고요. 저는 원래 젓갈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기서 멸치 젓갈을 굉장히 맛있게 먹었습니다. 여기는 완전히 밥반찬 느낌이기 때문에 진짜 밥을 든든히 먹고 싶을 때 오면 좋은 집 같습니다. 보완했으면 좋은 점은.. 딱히 없습니다. 남녀로 봤을 때는 남성분들이 더 좋아할 거 같고 연령으로는 30대에서 40대 성인 남성분들이 점심시간에 찾기에 좋을 거 같습니다

40대 중반 남성간만에 조림이랑 구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두번째 왔습니다. 첫번째는 그냥 맛있는 집이네? 생각했는데 오늘은 조림 국물 쪽에 멸치가 많이 들어간 거 같아서 감칠맛을 많이 느낀 거 같아요. 그게 아무래도 비법.. 오늘처럼 조금 겨울 날씨에 바람 약간 불고 따뜻한 날 오면 제격일 거 같아요. 저는 기혼인데 애가 남아, 여아가 있는데 우리 애같은 경우는 아무 것도 안 가려서 구이나 조림이나 다 잘 먹어요. 구이도 일단은 고등어 사이즈가 큼직하니까 이렇게 먹을 수 있는 살코기가 많은 거 같아요. 어린 애도 먹어도 괜찮을 거 같아요

50대 초반 남성이 집은 일단 고등어 구이집이라고 보기엔 힘들고, 아주 오래된 집이죠. 골목 안에서 좁고 아주 작은 곳에서 아주머니 혼자서 아주 오랫동안 고등어를 하시던 분인데, 이 집은 맛있는 고등어 구이를 먹겠다, 이러면 오시면 안 되요. 이 집은 고등어 조림 전문집이에요. 고등어 조림이 집에서 하려면 냄새도 많이 나고 나중에 먹을 때는 맛있지만 그 과정이, 고등어를 닦아야 하고 무를 썰고 여러 과정이 복잡하고.. 요즘 집에서 점점 안 해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맛있는 고등어 조림을 먹고 싶다, 밥에 살짝 얹어서 무와 김치와 잘 조려진 양념이 잘 배인 고등어 조림을 먹고 싶다. 그럴 때는 한번 정도 와 볼 만한 집이에요. 이 집 고등어 조림은, 사실 고등어 조림을 무와 잘 익은 김치와 적당히 달짝지근한, 맵고 달짝지근한 양념장을 얹어서 저런 돌판에 조렸을 때는 맛이 없을 수가 없어요. 옛날에는 사실 노란냄비에 집에서 무를 깔고 조리면 약간 김치가 타고, 옛날에 그런 거를 많이 먹었는데, 요즘은 집에서들 조림을 잘 안 해 드시니까 밖에서 사먹게 되는데, 그런 집이 잘 없어요 사실. 저렇게 하는 집이 잘 없기 때문에, 특히 저 집의 비법은 돌판에 있어요. 우리가 다 아는 그런 돌판인데, 삼겹살이라던지 오징어 볶음이라던지 이런 거는 저 위에 올라가면 다 맛있어져. 저기에 무와 고등어와 김치와 양념이 올라가서 점점 더 졸여지기 때문에 맛이 없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저 집의 특징은 돌판에 있어요. 돌판 고등어 조림. 그래서 맛있는 거에요. 일단 저 집은 가격이 좀 비싸요. 아무리 만들기 힘든 음식이고 냄새 나고 조리과정이 조금 요즘은 쉽지 않더라도 고등어가 만원 넘어가서 일인분에 공기밥 포함 만 천원인데, 만원대 가격은 좀 비싼 거 같고, 저 집은 기본반찬이 큰 기대를, 반찬을 많이 준다고 생각하시면 안 되요. 저 집은 반찬이 두세가지밖에 안 나오는데 그 반찬들이 단점이라면 그 고등어 짭쪼름한 고등어, 밥을 계속 부르는 짭쪼름한 고등어와 물김치와 멸치젓, 멸치볶음, 그것도 국물이 자박자박하게 있는, 그 세가지 반찬이 조림과 딱 맞는가, 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메인 조림이 짭쪼름하기 때문에 차라리 반찬은 슴슴한 콩나물 무침이라든지 슴슴한 시금치라든지 특히 계란말이를 한두개 줬으면 훨씬 조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상추나 다시마는 빼야 하는 거에요. 왜 줬는지 모르겠어요. 상추의 경우는 안동고등어처럼 튼실한 고등어를 연탄불에 구워서 주는 그런 집이라면 고등어 살을 발라서 상추에 올려서 밥 올리고 마늘 쌈장에 먹지만 저 집 고등어는 의외로 노르웨이 고등어 중에서도 좀 얇은 편이야. 고등어 구이가 좀 얇아요. 그래서 고등어 구이는 정말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저는 차라리 고등어 조림에 집중하고 고등어 구이는 안 먹어도 될 거 같애. 그래서 상추와 다시마는 사실 왜 줬는지 모르겠어요. 반찬의 구성을 좀 바꾸고 가격은 9천원 정도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그러면 엄마들이, 아줌마들이 좀 더 오지 않을까. 엄마들이 주로 와야 하는 집인데, 아저씨들보다는, 저런 것들은 엄마들 모임에서 많이 먹거든? 저런 것들은? 그래서 엄마들이 만원 만천원 내고 네명이 46천원 내고 먹기엔 조금 비싼 거 같아요. 여기는 일단은 젊은층보다는 나이가 조금 드신, 푸근한 엄마 세대들, 40, 50대 여성 분들. 그런 분들이 좋아할 만한 식당이다. 남자들끼리 두 명이 와서 고등어 조림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고 그럴 거 같지는 않고 대부분 여성 손님이 많을 것이다. 나이가 조금 지긋하게 드신 엄마들 세대에게 추천하는 집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고등어라고 하면 학교 앞에서 먹던, 조그마하게 토막내서 반찬으로 나오는 맛있는 고등어가 있어요, 학교 앞에서 먹던.. 그런 고등어가 있고 대구에는 또 안동고등어가 있죠. 안동 간고등어. 얘는 명품 고등어죠. 얘는 튼실하고 두툼하고 구웠을 때 살을 바르면 얘는 굉장히 뽀얀 속살이 나오면서 뼈와 살이 잘 발라져요. 얘는 먹으면 좀 비싸다 이런 느낌이 있는데. 이 집 고등어의 경우는 노르웨이 고등어를 쓴단 말이에요. 노르웨이 고등어가 품질이 굉장히 좋아요, 나쁘지 않은데. 그래도 안동고등어만큼 두툼하지 않아요. 이 집 고등어는. 그런데 조리가 상당히 잘 되어서 비린내가 없고, 양념을 상당히 잘 했다. 특히 우리가 맛있는 갈치조림에서 먹을 수 있는 그런 무를, 수저를 딱 뜨면 푹 들어가는 맛있는 무, 아주 간이 적당하게 익은 김치가 속에서 계속 구워져서 나와요. 늘러붙어서. 그래서 여기는 밥을 혼자서 두 공기도 먹을 수 있는 그런 집이에요.”

이 집에 처음 갔던 때는 2010년 9월이었다. 지금보다 조금 더 골목길 안쪽에 있었고 더 좁고 옛날식 집이었다. 당시 고등어구이 역시 돌판에 담아 줬다.

그리고 당시 가격은 7-8천원 대였던거 같은데 지금은 2인 2만3천원, 3인 3만5천원, 4인 4만6천원으로 일인분 만천 원을 넘게 줘야 한다.

찾아가는 길은 도시철도 2호선 수성구청역 네거리에서 북쪽 왕복 4차로 쪽으로 1~2백미터 가량 올라가면, 그러니까 수성구청역에서 범어네거리 방향으로 봤을 때 오른쪽으로 1~2백미터 가량 가면 오른쪽 도로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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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옛날식 고등어조림을 먹고 싶을 때, 밥을 작정하고 두 공기 정도 먹고 싶은 날 방문하면 좋은 곳이다.

<팟빵에서 듣기> http://www.podbbang.com/ch/1769862?e=22855906

<팟티에서 듣기> https://m.podty.me/episode/11351977

<아이튠즈에서 듣기>

https://itunes.apple.com/kr/podcast//id1451387159?mt=2#episodeGuid=11351977

[대구맛집] ‘감칠맛으로 팔딱거리는 묵직한 고등어조림’ 팔공산밥상”의 1개의 생각

  1. 정갈한 식당이네요.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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